고 정호종 경장 영결식 엄수
“비록 짧은 생이었지만 가장 빛나고 보람 있는 생이었기에 당신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.”
9일 오전 10시 30분 경남 통영의 한 장례식장. 구자영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의 조사 낭독에 장내에 깊은 침묵이 흐른다.
숨죽인 현장에서 간간히 들리는 흐느낌. 구 청장은 “가슴을 짓누르는 커다란 비통함을 삼키며 존경하고 사랑하는 소중한 동료를 떠나보내야 한다”면서 “세상의 모든 시름 다 잊으시고 저 푸른 바다 위를 훨훨 날아 부디 편안히 영면하길 기원한다”고 말했다.
지난 6일 경남 통영시 홍도 인근 해상 동굴에 갇힌 다이버를 구하다 안타깝게 순직한 통영해양경찰서 고 정호종(34) 경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.
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(葬)으로 치러진 이 날 영결식에는 김홍희 해양경찰청장과 구자영 남해해경청장, 해경 동료와 유가족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.
2019년 1월 입직해 장승포 구조거점파출소에서 근무하며 위험한 구조 현장을 마다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해 온 고 정 경장은 지난해 12월 낚시어선 특별단속 업무유공자로 선정돼 통영해양경찰서장 표창을 받았다.
동료들은 “매사에 적극적이었고 모든 일에 대해서 열심히 배우고자 노력했던 든든한 후배였다”면서 “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게 돼 침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“며 눈시울을 붉혔다.
반윤혁 순경은 초도사에서 “당신이 있어 우리는 늘 마음 든든했고, 언제나 거침없이 구조의 현장으로 달려갈 수 있었다”면서 “죽음의 문턱에서도 경찰 본연의 사명을 잊지 않은 당신의 숭고한 신념에 절고 고개 숙여진다”고 애통해했다.
순직한 고인에게는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.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은 통영시립화장장으로 이동했다. 고 정 경장은 거제추모공원에 임시 안치되었다가 순직 심사를 거친 후 국립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.
[출처: 부산일보] http://www.busan.com/view/busan/view.php?code=2020060914004773049